학회소개
학회장 인사
안녕하십니까?
41대 한국여성학회 회장을 맡은 배은경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분노와 울분, 위기의식과 책임감, 불안과 희망이 교차하는 겨울을 보내며 새해를 맞았습니다. 올 한해는 광장에서 터져 나온 시민적 열망, “지나온 세계의 암울을 넘어 다시 만날 세계의 찬란을 염원”한 그 연대의 목소리를 역사적 전환의 계기로 이어가기 위한 토론과 실천의 시기가 될 것입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현재들을 모아내어 차별과 혐오로 유지되어 온 부정의한 가부장적 정치를 끝내고, 모두 다른 모두가 모두를 위한 정치를 꿈꿀 수 있는 대(大)전환의 비전을 창조할 때입니다.
여기서 한국여성학회의 역사와 역할을 다시 한번 무겁게 되새겨봅니다. 과학의 이름으로 인간적 삶을 동강내고 보편을 참칭하여 근대 정치를 떠받쳐 온 지식의 남성 독점과, 이에 맞서 학계에 ‘여성학’의 자리를 열고 지켜오신 선배님들, 자신의 분야에서 페미니스트 지식생산에 매진해 온 중견 · 소장 · 신진 연구자들, 그리고 차세대의 후학들까지 모두를 떠올립니다. 그간의 비가시화와 경시에도 불구하고 정치 · 경제 · 사회적 주체로서 스스로를 성장시키며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이끌어 온 다양한 여성들의 역사를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은 여성 주체들의 이같은 경험을 지식화하는 동시에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끊임없이 복수화(複數化)하며 인류사의 변동을 이끌어 온 지식의 총체(總體)입니다.
지난 40여년 동안 한국여성학회는 저와 우리 모두에게, 팍팍한 현실과 때로는 역사의 후퇴처럼 보이는 반동적 흐름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넓고 깊은 페미니즘적 시선들을 나눌 수 있도록 해 준 든든한 터전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은 더없이 엄혹합니다. 첨예하게 쪼개진 담론과 사회관계, 제도와 일상에 가해지는 실재적 위협, 노동과 돌봄과 사랑의 권능을 약화시키려는 끊임없는 시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나처럼 여기서 이에 맞설 것입니다.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고 구체적 논의를 나누며, 대전환을 위한 한 발 한 발을 내딛을 것입니다.
우리가 멀리 길게 보는 담대한 시야를 갖고 현재적이고 엄정한 지식 생산을 통해 변화의 지평들을 열어나가기 위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지적 열정과 상호신뢰로 가득찬 토론의 공동체로서 학회의 활력일 것입니다. 이를 지켜나가기 위해 41대 한국여성학회는 “대전환을 이끄는 페미니즘 로드맵”을 기조로 하여, 춘·추계 정기 학술대회와 학술포럼, 차세대 여성학자 여름캠프 등 다양한 학술행사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학술지 『한국여성학』의 내실있는 발간에도 힘을 쏟겠습니다. 학회의 역사성을 우리가 만들어가는 역사의 발판으로 삼아, 차이와 복합성이 아로새겨진 여성학적 지식들을 나누고 만들어가는 과거 · 현재 · 미래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의 만남과 소통을 지키고 키워가겠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제 41대 한국여성학회장 배은경 드림




주소: (우: 08787) 서울 관악구 관악로 13길 25, 202호(봉천동, 세종오피스텔) 이메일 kwss21@daum.net 『한국여성학』 ISSN 1226-3117(Print)ㅣ ISSN 2713-6604(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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